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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노플라스틱, 미세플라스틱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 높여
매체명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자 2025-11-24 조회수 16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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뇌 조직 분석에서 뇌 손상 및 신경 염증 더 심하게 나타나
□ 한국원자력의학원(원장 이진경) 김진수 박사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파킨슨병과 유사한 뇌 손상 및 신경 염증을 현저히 더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.
□ 최근 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. 연구팀은 앞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에 더 쉽게 축적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데 이어, 이번 연구는 이러한 선행 결과를 바탕으로 나노플라스틱이 파킨슨병 발병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규명하기 위해 수행됐다.
□ 먼저, 연구팀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틸렌을 직경 0.25마이크로미터(µm) 미세플라스틱과 이보다 12.5배 작은 20나노미터(nm) 나노플라스틱 형태로 준비하고, 방사성동위원소 구리-64를 표지하여 실험쥐 기도에 투여한 뒤, 양전자방출단층촬영(PET)을 통해 뇌 속 플라스틱의 축적 위치와 양을 비교 분석했다.
○ (축적) 분석 결과, 파킨슨병과 관련된 뇌 영역인 선조체*와 흑질**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2~3배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.
* 선조체: 대뇌 안쪽에 위치하며, 흑질로부터 도파민 신호를 받아 몸의 움직임을 조절함.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 시 운동 능력이 저하됨
** 흑질: 뇌간 안쪽, 선조체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, 도파민 신경세포가 모여 선조체로 신호를 전달함. 흑질의 도파민 세포가 손상되면 선조체로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력이 약해짐
□ 이어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각각 하루 20마이크로그램(µg)*씩 16주간 에어로졸 형태로 실험 쥐에게 흡입시키며 운동·행동 변화, 염증 발생 및 유전자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.
○ (운동) 나노플라스틱 노출 쥐는 미세플라스틱 노출군에 비해 로타로드 회전봉 검사에서 체류 시간과 악력이 1.6배(약 40%) 감소했으며, 트레드밀 검사에서는 피로 도달 시간이 1.4배 단축되어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장애를 보였다.
○ (행동) 또한, 탐색 행동 감소와 함께 불안 증상이 2배 증가했으며, 우울증 경향이 1.5배 증가하는 등 비운동 증상도 나타났다.
○ (염증) 뇌 조직 분석 결과, 나노플라스틱은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을 1.4배, 파킨슨병의 핵심 단백질인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* 축적을 1.9배 높였다. 이와 함께 별세포와 미세아교세포** 활성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1.8~3배 상승하여 뇌 염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.
* 알파시누클레인: 뇌 신경세포안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인산화 형태로 뭉쳐서 신경세포 안에 축적됨. 이렇게 뭉친 단백질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,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짐
** 별세포와 미세아교세포: 별세포는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,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 병원체나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함. 이들 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뇌 기능을 떨어뜨림
○ (유전자) RNA 시퀀싱* 분석 결과, 선조체와 흑질에서 Kcnn4, Tlr7 유전자의 증가와 Neurod1, Cartpt 유전자**의 감소 등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유전자 변화가 확인됐다.
* RNA 시퀀싱: 세포 내 존재하는 모든 RNA(전사체)를 해독하여 어떤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는지(유전자 발현) 파악하는 최첨단 방법
** Kcnn4, Neurod1, Tlr7, Cartpt: 파킨슨병과 연관된 유전자들로, 도파민 신경 기능, 면역반응, 염증 조절, 신경 보호 등 다양한 생물학적 경로에 관여함
□ 이번 연구로 연구팀은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 침투력이 높고, 도파민 신경 및 뇌 염증을 악화시켜 파킨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.
□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‘유해물질 연구저널(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)’ 2025년 11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.
- 논문명: Nanoplastics Cause an Increased Risk of Parkinson’s Disease Compared to Microplastics at Environmental Exposure Levels
- 논문URL: https://www.sciencedirect.com/science/article/pii/S2772416625003523
- 저자정보: 정혜주(제1저자, 한국원자력의학원), 김진수(책임저자, 한국원자력의학원)
□ 김진수 박사는 “현재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준이 있지만, 미세·나노플라스틱은 관리 체계가 없는 실정”이라며, “향후 다양한 플라스틱 입자 조합, 실제 환경 시료, 인체 역학 연구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, 공기 중 미세·나노플라스틱 관리 기준 마련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”이라고 밝혔다.
□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관고유사업으로 진행한 ‘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 운영 및 응용연구’와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·중견연구사업(유형1)으로 진행한 ‘미세플라스틱 흡입과 폐암 발생 가능성: 입자 크기와의 상관성 연구’의 일환으로 수행됐다.
주요내용 설명
☐ 연구배경
○ 합성섬유, 타이어 마모, 건축 자재 마모 등으로 발생하는 공기 중 미세·나노플라스틱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고 있으나, 크기(미세플라스틱 vs 나노플라스틱)에 따른 흡입 노출이 파킨슨병에 미치는 직접적인 동물실험(in vivo) 신경독성 비교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.
○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흡입된 폴리스틸렌 나노플라스틱이 같은 재질의 미세플라스틱보다 뇌에 약 2배 이상 더 많이 축적됨을 확인한 바 있으며,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파킨슨병 유사 신경독성을 더 강하게 유발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.
☐ 연구내용
○ 나노플라스틱(20nm)이 미세플라스틱(0.25µm)보다 파킨슨병 연관 뇌 영역(선조체·흑질)에 약 2~3배 더 많이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. 또한 다양한 행동검사에서 나노플라스틱 노출군은 운동 능력 저하, 불안·우울 등 파킨슨병 유사 증상이 미세플라스틱 대비 더 크게 나타났다.
○ 또한, 나노플라스틱 노출군에서 도파민 신경세포 마커(TH) 감소,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 증가, 별세포·미세아교세포 활성화,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 등 전형적인 파킨슨병 병리와 신경염증이 관찰되었으며, RNA 시퀀싱에서도 파킨슨병 모델 및 환자 뇌에서 보고된 Kcnn4·Tlr7 증가, Neurod1·Cartpt 감소 등 유전적 변화가 재현되어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강한 신경독성을 가진다는 점이 분자 수준에서 확인되었다.
☐ 기대효과
○ 본 연구는 동일 조건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도파민 신경 손상, 알파시누클레인 응집, 뇌 염증, 유전자 변화를 더 강하게 유발해 파킨슨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(in vivo)에서 규명한 것으로, 향후 공기 중 미세·나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 평가,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.
그림 설명
○ 실험 쥐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-64가 표지된 직경 0.25마이크로미터(µm) 미세플라스틱(PS-MP)과 이보다 12.5배 작은 20나노미터(nm) 나노플라스틱(PS-NP)을 기도에 투여한 결과, 파킨슨병과 관련된 뇌 영역인 선조체(Striatum)와 흑질(Substantianigra)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2~3배 더 많이 축적됨
* 선조체에서 체중 1g당 미세플라스틱은 0.27%인 반면 나노플라스틱은 0.80%로 약 2.9배 높게 축적됐으며, 흑질에서는 미세플라스틱 0.31%, 나노플라스틱은 0.67%로 약 2.2배 높게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됨

▲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뇌 축적량 비교
연구진 사진

▲ 김진수 박사 연구팀
(좌측부터) 조이시 산무게아·정혜주 연수연구원, 김진수 박사
